2017/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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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25) 아모스
Caravaggio, Bacco adolescente, 1595-1597 주 여호와께서 또 내게 여름 실과 한 광주리를 보이시며 가라사대, "아모스야, 네가 무엇을 보느냐?" 내가 가로되, "여름 실과 한 광주리니이다." 하매,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 내 백성 이스라엘의 끝이 이르렀은즉, 내가 다시는 저를 용서치 아니하리니 그 날에 궁전의 노래가 애곡으로 변할 것이며, 시체가 많아서 사람이 잠잠히 처처에 내어버리리라. 이는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아모스 8장 1-3절 아마 바커스에 대한 그림들 중에서 카라바지오의 이 작품만큼 '퇴폐미'를 잘 표현한 그림은 없을 것입니다. 그의 얼굴은 제목처럼 '어리고' 술기운으로 붉게 달아올라 있습니다. 이 젊은 술의 신은 지금 취기가 가득 오른 눈으로 당신을..
2017.11.26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24)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
Tribute in Light, photo by Matteo Cantanese @unsplash.com 2001년 9월 11일 아침, 맨해튼 34번가의 작은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던 저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지각을 한 직원이 말하기를, 월스트릿부터 걸어왔으며 쌍둥이빌딩에 매달린 사람들이 결국 손을 놓고 뛰어내리는 것을 보았다고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라디오에서는 부시대통령의 목소리가 불안하게 울렸습니다, “자유에의 침공...” 제가 있던 미드타운까지 매캐한 냄새가 풍겼고 휴대전화는 불통이었으며 모든 공공교통은 멈췄습니다. 맨해튼을 빠져 나가기 위하여, 브롱스로 퀸즈로 뉴저지로 브룩클린으로.... 섬과 이어진 다리들은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인파로 가득 찼습니다. 저도 인파에 휩쓸려 99번가에 있던 집까지..
2017.11.13 -
NY, NY | Tribute in Light 빛 속의 추모사
This file is licensed under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Share Alike 4.0 International license2001년 9월 11일 아침, 맨해튼 34번가의 작은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던 저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지각을 한 직원이 말하기를, 월스트릿부터 걸어왔으며 쌍둥이빌딩에 매달린 사람들이 결국 손을 놓고 뛰어내리는 것을 보았다고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라디오에서는 부시대통령의 목소리가 불안하게 울렸습니다, “자유에의 침공...” 제가 있던 미드타운까지 매캐한 냄새가 풍겼고 휴대전화는 불통이었으며 모든 공공교통은 멈췄습니다. 맨해튼을 빠져 나가기 위하여, 브롱스로 퀸즈로 뉴저지로 브룩클린으로.... 섬과 이어진 다리들은 걸어서 집으로 돌..
2017.11.13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23) 요시야
Leonaert Bramer, Shaphan Reading the Book of Law to the King Josiah, 1622년경 렘브란트와 베르미르와 동시대를 살았던 델프트의 화가 브레이머는 당대 성공한 화가이자 중개상이었고, 어둠 가운데 빛을 받은 형상이 드러나는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테네브리즘'의 대가였습니다. 위의 그림은 대대적인 성전 보수 공사 중에 발견한 성경을 서기관 사반이 요시야 왕에게 읽어주는 장면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했지만 무지로 어두웠던 왕이 율법의 빛을 받고 옷을 찢으며 회개하기 직전인 것입니다. '말씀의 재발견'은 '개혁'의 필요충분 조건일 것입니다. 요시야는 8세에 왕위에 올라 16세에 여호와를 찾기로 결심하였고 26세에 성전에서 발견된 성경을 기화점으로 전무후무한 ..
2017.11.05 -
동네에 좋은 빵집이 생겼다 - 작은 빵집 응원하기
위로가 필요한 아침, 작은 사치 애플파이 "매일 아침 밀어서 직접 만듭니다" 라는 문구 아래의 가격이 바로 옆 가게인 파리크라상이나 뚜레쥬르와 별반 다름 없다는 사실에 불끈하여, 나는 오늘 아침 식사로 작은 사치를 부리기로 했다. 대자본의 호위를 받아 공장에서 대량 구매한 재료를 똑같은 매뉴얼로 구워 팔면서, 인테리어와 패키지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하여 마치 유럽의 어느 나라 작은 골목길을 지키는 빠띠시에가 만든 듯 행복한 착각을 파는 그런 빵집에 비하여, (물론 그 파랗고 초록빛의 행복한 아우라도 나는 좋지만...) 내가 알뜰히 아끼는 우리 동네 빵집 블랑슈는 전문 제빵사들이 손수 재료를 고르고 반죽한 빵들을 새벽마다 구워 파는데, 아아... 가격이 대량공장생산된 빵과 비슷할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
2017.11.02 -
카페 | 보름산 미술관
***우리 아파트 단지 바로 옆으로는 버려진 땅과 밭 그리고 야트막한 동산이 있다. 그 쪽을 가리키고 있는 "보름산 미술관"이라는 이정표를 볼 때마다 나는 궁금하면서도 막상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았었다. 마치 들뢰즈의 '매끄러운 공간'처럼, 위험하고 황폐해 보이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너머에 '보름산 미술관'이라는 표지가 있었고, 미술전공자로서 나는 '미술관'이라는 흔치않은 표지에 호기심을 키워가고 있었다. 어느 날 나는 엄마를 설득해서 함께 그 곳으로 넘어가 보았다. 아파트 단지와는 반대 편, 그 길 같지 않은 곳으로 핸들을 꺾었다. 그렇게 황량하게 버려진 땅과 붉은 락카로 낙서된 폐가 두어 채를 지나다 보니, 수줍은 글씨체의 표지판 '보름산 미술관'이 가리키는 작은 길을 만날 수 있었다. 그..
2017.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