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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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
우리 교회는 양화진 선교사 묘원에 있다. 초창기에는 지금의 선교기념관 건물에서 오후 예배 한 번만 드렸는데, 예배를 마치고 나오면 아름다운 공원 곳곳에 시원한 냉커피 주전자가 놓여있는 모습이 특이하고 재미있었다. 묘원의 비석을 하나하나 읽노라면 내 또래 젊었던 선교사님들께서 당시엔 미개했던 땅의 끝, 말이 안 통할 뿐 아니라 위생 시설 역시 말도 안 되었던, 방의 크기가 키에 맞지 않아 잠 잘 때조차 몸을 다 펼 수 없던, 이 멀고 먼 곳까지 오셔서 그 복음을 전하셨다는 사실이 눈물 겹게 감사했다. 그 분들을 통해 이 땅에 온 복음이 지금 내게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이 되었다. 어제 밤 7차 공청회에서 미래준비위원회 중 한 분이 "생계를 희생하며 일했다" 하셔서 몹시 감사했다. 이 교회가 울타리 되어 주..
2017.04.25 -
Road FC 038 격투기 관람기
남편의 옛날 운동선생님이 출전하신다는 것 외 다른 아무 정보 없이, 정말 딱 보기에도 운동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우리 부부가 오직 선생님을 응원하려는 일념으로 온 낯선 이곳, 장충체육관. 본경기가 무엇이고 영건즈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어리버리 3시간 일찍 온 바람에, 신인들의 데뷰전부터 경기를 보기 시작하여 거의 4시간을 관람했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라 그런지 들어올 때 홍보차 구운 달걀을 줬고 가장 큰 광고판은 축협이었으며 편의점에서도 육포가 가장 상석에 있었다. 이 생경한 분위기. 나는 선수들의 펀치보다 사회자의 발성에 더 감동을 받는 종류의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곧 격투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제일 먼저 내 눈에 띈 것은 커다란 스크린의 좋은 화질과 스피커에서 울려나오는 훌륭한 음질, 그..
2017.04.15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6) 20170409 노아
Photo by Annie Spratt (https://unsplash.com/search/photos/rainbow?photo=n3lGbPpDIJw) 이재철 목사님께서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매우 생생하게 잡아주셨습니다 - 시각적으로, 촉각적으로, 후각적으로. 노아가 식구들과 방주에 들어간 뒤에도, 하나님께서는 1주일을 더 기다려 주셨습니다. 그러나 단호히 문을 닫으셨던 분은 다른 누구도 아닌, 하나님이셨습니다. 하늘에서 (한 방울씩 내리는 비가 아니라) 물이 “터지고” 땅의 깊은 샘들도 터졌을 때 (창7:11), 사람들이 경험했던 것은 ‘큰 비’ 정도가 아니라, 물 가운데 ‘내동댕이쳐짐’이었을 것입니다. 이 때 밀폐된 방주만이 그 쓰나미 속에서 이리 저리 쓸려 다니며 떠 있는데, 키도 없고 동력이나 ..
2017.04.09 -
미술이야기 | 이정미 헌법재판관의 헤어롤과 메리 케셋 Mary Cassatt
Mary Cassatt, Portrait of a Lady Reading Le Figaro, 1878 유영하 변호사의 입에서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 귀를 의심했다.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은 그런 식으로 일하는 여성들, 특히 남성들과 마찬가지 경쟁 구도 속에 있는 직장 여성들을 비하했다. 이제 어떻게 여성 국회의원이 남성 국회의원과 똑같은 한 표를 달라고 유세할 수 있을까. 어떻게 여성 과장이 공평한 조건으로 인사 고과의 점수를 요구할 수 있을까. 그러한 부끄러움을 지워준 역사적인 장면은 바로 그 대통령의 탄핵을 발표하던 이정미 헌법재판관의 출근 사진이었다. 밤 새워 선언문을 다듬고 나오다가 깜빡 잊고 그대로 둔 헤어롤은 수많은 직장 여성들과 워킹맘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주었다. 대통..
2017.04.03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5) 20170402 라합
James Jacques Joseph Tissot and Followers,The Flight of the Spies, Gouache on Board, 1896~1902 아마도 그 두 명의 유대인들은 눈에 쉽게 띄었을 것입니다. 나그네로 위장했지만, 그 골격과 억양은 숨기지 못했을 것입니다. 목숨을 걸고 적진 한가운데 스스로 들어왔는데, 그들이 묵었던 숙소의 창녀도, 심지어 여리고의 왕까지 금방 눈치 채어 버린 것 같습니다. 도망가야 하지만, 그들은 두터운 성벽으로 만들어진, 독에 갇힌 쥐와 다름없습니다. 이 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창녀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입니다. 그녀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그들은 냄새나고 축축한 지붕 위의 삼대 아래에서 종일 엎드려 있었습니다. 그녀가 그들을 왕에게..
2017.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