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목사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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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24)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
Tribute in Light, photo by Matteo Cantanese @unsplash.com 2001년 9월 11일 아침, 맨해튼 34번가의 작은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던 저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지각을 한 직원이 말하기를, 월스트릿부터 걸어왔으며 쌍둥이빌딩에 매달린 사람들이 결국 손을 놓고 뛰어내리는 것을 보았다고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라디오에서는 부시대통령의 목소리가 불안하게 울렸습니다, “자유에의 침공...” 제가 있던 미드타운까지 매캐한 냄새가 풍겼고 휴대전화는 불통이었으며 모든 공공교통은 멈췄습니다. 맨해튼을 빠져 나가기 위하여, 브롱스로 퀸즈로 뉴저지로 브룩클린으로.... 섬과 이어진 다리들은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인파로 가득 찼습니다. 저도 인파에 휩쓸려 99번가에 있던 집까지..
2017.11.13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21) 발람
Rembrandt, Balaam and His Ass, 1626, Oil on Canvas 종교개혁의 정신을 사랑했던 렘브란트는 그 가치를 그림에서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눈 먼 믿음'에 대하여 일련의 시리즈를 제작하기로 결심했고, , , 그리고 를 주제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눈 먼 토비아스의 종교적 허세와 (외경), 에디오피아 내시가 복음에 눈을 뜨는 모습과 함께 (사도행전 8장), 돈에 눈이 먼 발람이 천사를 보지 못하고 오히려 걸음을 멈춘 나귀를 때리는 장면을 통하여, 렘브란트는 당시 극단으로 치우쳐가던 맹목적인 신앙 행태를 비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발람에게 “가지 말라”고 하셨다가, 다시 “가라”고 하셨다가, 정말 가니까 노를 발하시고, 안 가겠다 하니까 다시 “가라”고 하셨기 때문에, 발..
2017.10.23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20) 모세 3
Michelangelo Buonarroti, Moses (at the tomb for Julius II) 한 민족을 물도 없는 광야로 이끌어 나온 지도자라면, 미친 사람일 것입니다. 적어도 1년치 군량미는 확보하고, 미리 주변 국가들과 합의하여 정확한 이동 경로와 스케쥴을 가지고 움직인다 해도, 보통 사람의 자신감으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너무 위험한, 아니 불가능한 일입니다. 저는 모세를 따라 나선 사람들이 불평을 쏟아내는 모습이 당연한 것 같습니다. 하루만 물을 마시지 못해도 노약자들에게는 치명적인데 지도자가 어디로 가는지도 잘 모르고 아무 대책도 내놓지 못한다면 너무 두려울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한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지도자를 원망하기 마련입니다. 모세는 얼마나 많은 질타와 원망과 분노를..
2017.10.14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18) 모세 2
Vincent van Gogh, Shoes, 1883 하이데거는 고흐가 그린 구두를 보면서 시골 아낙네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헤어진 구두를 보면, 그 구두를 신었을 사람이 생각나지요 - 그가 걸었을 산 길이나 논두렁, 구두가 닳도록 걷고 걸었을 그 시간들이 떠오릅니다. Rene Magritte, Red Model, 1934 분명 마그리트도 고흐의 구두를 생각하며 이 "붉은 모델"이라는 이름의 작품을 그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뉘앙스가 다르지요. 일단, 노골적으로 그 신발이 담았을 발을 그려 넣었습니다. 예민한 관객이라면, 저 발로 그 거친 땅을 밟을 때의 통증이 느껴질 것 같습니다. 땅 바닥에는 동전 몇 닢과 함께 담배에 불을 붙이고 던져버린 듯한 성냥들이 널려져 있습니다. 화면 오른 쪽 구석에 버려..
2017.09.25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17) 모세 1
Johannes Vermeer, A Girl with Pearl Earnings, 1665 베르메르. 우리 말로 이 화가의 이름을 표기하면, 부드러운 운율감이 생깁니다. 뉴요커들은 그의 이름을 ‘퍼미어’에 가깝게 발음했었습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특별전시가 열렸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그림을 보기 위하여 몰려들었던지, 저는 4-5겹 되는 사람들 틈으로 간신히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 (혹은, '푸른 터번을 두른 소녀')’를 - 엄밀히는, 그녀의 입술꼬리에 맺힌 빛방울을 보았었습니다. Johannes Vermeer, A Maid Pouring Milk, 1658 북미와 유럽인들이 베르메르를 몹시 사랑하는 까닭은, 그의 화풍이 지닌 특별한 ‘평온 tranquility’ 때문입니다. 마치 영원으..
2017.09.18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10) 야곱
고갱 Eugène Henri Paul Gauguin, 설교 후의 환상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 Vision After the Sermon (Jacob wrestling with the angel), 1888 야곱, “발꿈치 잡는 자”는 아버지와 형을 속이고 장자의 축복을 가로채어 하란으로 도망갔던 사람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하란은 할아버지 아브라함이 떠나온, 세상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지요. 즉, 야곱은 하나님의 축복을 탐내기는 했지만, 그 삶 자체는 진정한 신앙으로부터 후퇴한 것입니다.(주1) 이 때, 하나님께서는 처음으로 야곱에게 나타나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나는 너를 지켜줄 것이고, 네가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이끌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서 그는 곧 아름다운 사촌 동생과 사랑에 ..
2017.05.29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9) 아브라함
렘브란트 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Abraham and Isaac, 1634 ~1636 분명 하나님께서는 아들, 이삭을 통해 모든 세상이 복을 받을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 아기를 바치라니요? 약속과 명령이 충돌합니다. 이 장면은 아브라함의 인생을 압축하여 보여주는 하이라이트입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어떤 사람입니까? 아브라함의 이야기가 홍수와 바벨탑 이후 등장한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성경은 인류에게 두 번째 시작이 있었다고 말씀하십니다. 대홍수 이후에 살아남은 노아의 후손들이 바로 그 신인류였습니다. 더러운 세상을 물로 깨끗이 쓸어버렸지만, 인간의 죄성은 다시 돋아나 바벨탑과 함께 하늘을 찌르려 했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는 그 반대편에서 ..
2017.05.22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3) 20170319 마리아와 요셉
수태고지, Fra Angelico, 1438~1450, Fresco 중세시대 수태고지를 주제로 한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안젤리코의 프레스코화는, 이 사건에 대하여 당시 사람들의 전형적인 이해를 보여줍니다. 천사는 공손하게 손을 모으고, 한 쪽 무릎을 꿇어 마치 기사가 귀부인에게 예를 갖추듯, 마리아에게 임신 소식을 알리고 있으며, 마리아 역시 겸손하게 손을 모으고 그의 경배에 맞절하고 있습니다. 이 신비로운 순간에 걸맞게 천사와 마리아의 머리에는 할로가 그려져있으며, 이탈리아다운 건물과 배경은 선원근법의 정석이고, 천사와 마리아의 표정은 평온하고 우아합니다. 프레스코화가 주는 색채의 고상함도 그 분위기에 한 몫 합니다. 그러나 성경이 묘사하는 실제는 다릅니다. 현실에서의 성모 마리아는 십대 미혼모였고,..
2017.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