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공부 /미술과함께-20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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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26) 마가
Tintoretto (Jacopo Comin, Jacopo Robusti), Miracle of the Slave, 1548 틴토레토는 베네치아에서 최고의 권위자였던 그의 스승 티치아노 (Tiziano Vecellio)와 대립각을 세웠던 화가입니다. 괴팍하고 고집 센 틴토레토를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를 이단아 취급하던 당대의 화단도 그의 드라마틱한 원근감과 속도감, 화려한 색채와 개성적인 구도를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립니다: 경박한 화풍으로 심지어 작품을 덤핑하여 미술계의 질서를 교란시켰다는 평가와, 그 일탈은 당대 기득권이 장악한 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한 반항이자 아방가르드한 미술적 시도였다는 평가가 서로 엇갈립니다. 위의 그림은 그에게 명성을 ..
2017.12.04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25) 아모스
Caravaggio, Bacco adolescente, 1595-1597 주 여호와께서 또 내게 여름 실과 한 광주리를 보이시며 가라사대, "아모스야, 네가 무엇을 보느냐?" 내가 가로되, "여름 실과 한 광주리니이다." 하매,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 내 백성 이스라엘의 끝이 이르렀은즉, 내가 다시는 저를 용서치 아니하리니 그 날에 궁전의 노래가 애곡으로 변할 것이며, 시체가 많아서 사람이 잠잠히 처처에 내어버리리라. 이는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아모스 8장 1-3절 아마 바커스에 대한 그림들 중에서 카라바지오의 이 작품만큼 '퇴폐미'를 잘 표현한 그림은 없을 것입니다. 그의 얼굴은 제목처럼 '어리고' 술기운으로 붉게 달아올라 있습니다. 이 젊은 술의 신은 지금 취기가 가득 오른 눈으로 당신을..
2017.11.26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24)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
Tribute in Light, photo by Matteo Cantanese @unsplash.com 2001년 9월 11일 아침, 맨해튼 34번가의 작은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던 저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지각을 한 직원이 말하기를, 월스트릿부터 걸어왔으며 쌍둥이빌딩에 매달린 사람들이 결국 손을 놓고 뛰어내리는 것을 보았다고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라디오에서는 부시대통령의 목소리가 불안하게 울렸습니다, “자유에의 침공...” 제가 있던 미드타운까지 매캐한 냄새가 풍겼고 휴대전화는 불통이었으며 모든 공공교통은 멈췄습니다. 맨해튼을 빠져 나가기 위하여, 브롱스로 퀸즈로 뉴저지로 브룩클린으로.... 섬과 이어진 다리들은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인파로 가득 찼습니다. 저도 인파에 휩쓸려 99번가에 있던 집까지..
2017.11.13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23) 요시야
Leonaert Bramer, Shaphan Reading the Book of Law to the King Josiah, 1622년경 렘브란트와 베르미르와 동시대를 살았던 델프트의 화가 브레이머는 당대 성공한 화가이자 중개상이었고, 어둠 가운데 빛을 받은 형상이 드러나는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테네브리즘'의 대가였습니다. 위의 그림은 대대적인 성전 보수 공사 중에 발견한 성경을 서기관 사반이 요시야 왕에게 읽어주는 장면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했지만 무지로 어두웠던 왕이 율법의 빛을 받고 옷을 찢으며 회개하기 직전인 것입니다. '말씀의 재발견'은 '개혁'의 필요충분 조건일 것입니다. 요시야는 8세에 왕위에 올라 16세에 여호와를 찾기로 결심하였고 26세에 성전에서 발견된 성경을 기화점으로 전무후무한 ..
2017.11.05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22) 요나
Jewish Museum on 5th Ave & 92nd St. NY, NY (from Google Map) 1. 유대인 박물관 안으로 한 발자국 들어섰을 때, 천장을 가로지른 글에 놀란 적이 있습니다, (기억을 의존하여 옮긴다면) ”우리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유일하게 선택하신 민족이다.” 나에게도 소중한 하나님이신데, 그 민족만을 선택하셨다니. 그런데, 그 글이 주는 충격은 다른 대자보나 캐치프레이즈와는 다른, 무언가 폭풍우처럼 거센 에너지가 있었습니다. 어떤 자부심, 마치 면전에서 깔아뭉개는 듯 강한 자부심과 동시에 배타성을 함께 마주친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제가 2002년 외국에 머물던 당시, 신문에서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붉은 인파의 사진을 보았을 때 느꼈던 감정과 비슷한 면이 있었습니다. 오..
2017.10.30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21) 발람
Rembrandt, Balaam and His Ass, 1626, Oil on Canvas 종교개혁의 정신을 사랑했던 렘브란트는 그 가치를 그림에서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눈 먼 믿음'에 대하여 일련의 시리즈를 제작하기로 결심했고, , , 그리고 를 주제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눈 먼 토비아스의 종교적 허세와 (외경), 에디오피아 내시가 복음에 눈을 뜨는 모습과 함께 (사도행전 8장), 돈에 눈이 먼 발람이 천사를 보지 못하고 오히려 걸음을 멈춘 나귀를 때리는 장면을 통하여, 렘브란트는 당시 극단으로 치우쳐가던 맹목적인 신앙 행태를 비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발람에게 “가지 말라”고 하셨다가, 다시 “가라”고 하셨다가, 정말 가니까 노를 발하시고, 안 가겠다 하니까 다시 “가라”고 하셨기 때문에, 발..
2017.10.23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20) 모세 3
Michelangelo Buonarroti, Moses (at the tomb for Julius II) 한 민족을 물도 없는 광야로 이끌어 나온 지도자라면, 미친 사람일 것입니다. 적어도 1년치 군량미는 확보하고, 미리 주변 국가들과 합의하여 정확한 이동 경로와 스케쥴을 가지고 움직인다 해도, 보통 사람의 자신감으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너무 위험한, 아니 불가능한 일입니다. 저는 모세를 따라 나선 사람들이 불평을 쏟아내는 모습이 당연한 것 같습니다. 하루만 물을 마시지 못해도 노약자들에게는 치명적인데 지도자가 어디로 가는지도 잘 모르고 아무 대책도 내놓지 못한다면 너무 두려울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한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지도자를 원망하기 마련입니다. 모세는 얼마나 많은 질타와 원망과 분노를..
2017.10.14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19) 엘리야
Photo by Aaron Burden @unsplash.com 오 헨리의 단편 '마지막 잎새'에는 자신의 병을 비관하여 우울에 빠진 한 소녀가 나옵니다. 그녀는 병원의 창 밖 나뭇잎들을 바라보며, 저 잎사귀들이 다 떨어지면 자신의 생명도 다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화가 친구가 몰래 밤 새워 창 밖 담벼락에 잎새 한 장을 그려넣었습니다. 매일 창 밖의 나뭇잎들을 바라보던 소녀는, 마지막 잎새 한 장이 어떤 악천후에도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고, 문득 자신도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습니다. 시간이 흘러 정말 소녀는 회복되었고, 다른 친구가 소녀에게 그 화가의 소식을 전합니다. 그는 밤 새워 마지막 잎사귀를 그린 후 폐렴을 앓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노성두 선생님께서는 이 이..
2017.10.01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18) 모세 2
Vincent van Gogh, Shoes, 1883 하이데거는 고흐가 그린 구두를 보면서 시골 아낙네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헤어진 구두를 보면, 그 구두를 신었을 사람이 생각나지요 - 그가 걸었을 산 길이나 논두렁, 구두가 닳도록 걷고 걸었을 그 시간들이 떠오릅니다. Rene Magritte, Red Model, 1934 분명 마그리트도 고흐의 구두를 생각하며 이 "붉은 모델"이라는 이름의 작품을 그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뉘앙스가 다르지요. 일단, 노골적으로 그 신발이 담았을 발을 그려 넣었습니다. 예민한 관객이라면, 저 발로 그 거친 땅을 밟을 때의 통증이 느껴질 것 같습니다. 땅 바닥에는 동전 몇 닢과 함께 담배에 불을 붙이고 던져버린 듯한 성냥들이 널려져 있습니다. 화면 오른 쪽 구석에 버려..
2017.09.25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17) 모세 1
Johannes Vermeer, A Girl with Pearl Earnings, 1665 베르메르. 우리 말로 이 화가의 이름을 표기하면, 부드러운 운율감이 생깁니다. 뉴요커들은 그의 이름을 ‘퍼미어’에 가깝게 발음했었습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특별전시가 열렸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그림을 보기 위하여 몰려들었던지, 저는 4-5겹 되는 사람들 틈으로 간신히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 (혹은, '푸른 터번을 두른 소녀')’를 - 엄밀히는, 그녀의 입술꼬리에 맺힌 빛방울을 보았었습니다. Johannes Vermeer, A Maid Pouring Milk, 1658 북미와 유럽인들이 베르메르를 몹시 사랑하는 까닭은, 그의 화풍이 지닌 특별한 ‘평온 tranquility’ 때문입니다. 마치 영원으..
2017.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