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25) 아모스

2017. 11. 26. 22:16성경 공부 /미술과함께-2017

Caravaggio, Bacco adolescente, 1595-1597 

주 여호와께서 또 내게 여름 실과 한 광주리를 보이시며 가라사대, "아모스야, 네가 무엇을 보느냐?" 내가 가로되, "여름 실과 한 광주리니이다." 하매,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 내 백성 이스라엘의 끝이 이르렀은즉, 내가 다시는 저를 용서치 아니하리니 그 날에 궁전의 노래가 애곡으로 변할 것이며, 시체가 많아서 사람이 잠잠히 처처에 내어버리리라. 이는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아모스 8장 1-3절 

아마 바커스에 대한 그림들 중에서 카라바지오의 이 작품만큼 '퇴폐미'를 잘 표현한 그림은 없을 것입니다. 그의 얼굴은 제목처럼 '어리고' 술기운으로 붉게 달아올라 있습니다. 이 젊은 술의 신은 지금 취기가 가득 오른 눈으로 당신을 그윽하게 바라보며 '한 잔의 유혹'을 건네는데, 그 술이 찰랑거리며 곧 쏟아질 듯 한 잔을 감질거리는 손가락 끝으로 잡았습니다. 모든 것이 관능적이고 퇴폐적이며 농익어 있습니다 - 마치 그의 앞에 놓여있는 바구니에 풍성한, 너무 익어 썩어버린 과일들처럼.

아모스 시대의 이스라엘도 이 과일들처럼 부패했었다고 합니다. 그는 남유대 지방의 농장경영주였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북이스라엘로 올라가 평신도 설교자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북이스라엘에는 하나님께서 믿고 말씀을 맡기실 종교인이 없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당시는 외세의 침입이 없어서 북이스라엘이 강하고 부유했던 시기였습니다. 아마도 그 번영 때문에, 사람들은 스스로 잘 살고 있다고 여겼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풍요 안에는 불의와 탐욕과 방탕의 죄악이 자라나 농익어가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마치 상하기 쉬운 여름 과일이 한 광주리 부패해 있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아모스는 그 썩은 것들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심판을 예언하였기 때문에 '정의의 선지자'로 불리웁니다. 그는 북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이 빈 틈 없이 조여오는 것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곡식 단을 가득히 실은 수레가 흙을 누름 같이 내가 너희 자리에 너희를 누르리니 빨리 달음박질하는 자도 도망할 수 없으며 강한 자도 자기 힘을 낼 수 없으며 용사도 피할 수 없으며 활을 가진 자도 설 수 없으며 발이 빠른 자도 피할 수 없으며 말 타는 자도 피할 수 없고 용사 중에 굳센 자는 그 날에 벌거벗고야 도망하리라. 이는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아모스 2장 13-16절 

"용사 중에 굳센 자는 그 날에 벌거벗고야 도망하리라." 참으로 오묘한 말씀입니다. 벌거벗으면 살 수 있습니다.[각주:1] 요즘 한국 교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약 3000년 전 아모스 선지자가 통렬하게 외쳐 찌르셨던 일들과 별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은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것입니다. 주께서 반드시 심판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벌거벗으면 -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그리스도의 의만 옷 입으면 - 살 것입니다. 

지난 6년 간 청년부를 섬기셨던 김우진 목사님께서 오늘 2017년 11월 26일 부로 사임하셨습니다. 마지막 말씀은 아모스와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 요즘의 교회는 청년들에게 쓴 소리를 못하지만, 우리들은 반드시 그들에게 옳은 소리, 아픈 소리를 들려주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소리를 받아들이는 청년들은 변화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가까이서 김우진 목사님을 지켜본 구역장으로서, 저는 목사님이 얼마나 뜨겁게 청년들을 사랑하셨고,그래서 미움 받기도 하셨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위하여 어떻게 땀과 눈물을 쏟으셨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네, 청년들은 많이 악합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악합니다. 동시에,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각주:2] 참으로 감사합니다, 김우진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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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 그림을 복원시키는 과정에서 포도주병에 비친 카라바지오의 자화상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아마 제가 올려둔 위의 그림에서는 잘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특별한 기술을 사용하면 오랜 시간 손상된 레이어를 들어내어 원래의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정물화를 그릴 때 언제나 앞에 놓인 병에 제 그림자가 비친 모습을 그렸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자연주의의 화가였던 카라바지오에게는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http://www.telegraph.co.uk/culture/art/art-news/6468623/Tiny-Caravaggio-self-portrait-revealed-by-technology.html)

  1. 김서택 목사님 설교 말씀 중에서 인용. [본문으로]
  2.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악합니다. 예수님께서 죽으셔야 했을 정도로 악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사랑받았습니다. 그 분이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Dr. Timothy J. Keller)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