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 목사님의 잠언 묵상집 2월6일 God's Wisdom for Navigating Life

2018. 2. 6. 22:17성경 공부 /일반

Annibale Carracci, Hercules at the Crossroads, 1596

[어리석음이] 자기 집 문에 앉으며 성읍 높은 곳에 있는 자리에 앉아서 자기 길을 바로 가는 행객을 불러 이르되 무릇 어리석은 자는 이리로 돌이키라 또 지혜 없는 자에게 이르기를 도적질한 물이 달고 몰래 먹는 떡이 맛이 있다 하는도다 (잠언 9장 14-17절) 

Timothy J. Keller 목사님의 잠언 묵상집  God's Wisdom for Navigating Life에서 오늘 자 묵상으로 남편과 이야기 나누다가 조금 더 설명을 써두면 유익하리란 생각이 들었어요. 

"어리석음 - 우매"와 "지혜"가 여인으로 의인화되어 서로 반대편에서 인간을 유혹/권면하는 모습은, 미술사에서 흔한 주제였지요. 위의 그림, 지혜와 우매 사이에서 선택의 귀로에 놓인 헤라클레스를 참조해 주세요. (지혜 쪽에는 책이 보이고 우매 쪽에는 가면과 악기가 보이네요. ^^) 

확실히, 현대문화에서는 낯선 개념이므로, 오늘 자 2월6일의 묵상을 이해할 때, 위의 그림이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아래는 팀 켈러 목사님의 묵상 중 일부를 제가 번역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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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음은 오직 몰래 훔칠 수 있을 뿐입니다.

‘지혜’처럼, 어리석음도 오늘 본문에서 여성으로 의인화되어 그녀의 집에 음식을 준비해놓고 사람들을 부릅니다. 그러나 그 음식들은 “도적질한” 것입니다. “어리석음과 죄악은 언제나 하나님께서 지혜로 창조하신 것들에 기생할 뿐입니다. 처음에 어리석음은 마치 선한 일들을 취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실은 그 선한 가치들의 질서를 교란시키고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서 흩어놓아 파괴합니다. 어리석음은 그녀의 집을 짓지 않았습니다. 그 집은 훔친 것입니다.” 

오늘날 많은 젊은이들이 비종교적이고 상대주의적입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만의 도덕적 가치를 세울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아무도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쳐줄 권리가 없다고 말합니다. 한편, 인종차별과 성차별과 같은 이슈에 대해서는 강한 확신으로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믿습니다. 이들이 믿고있는 절대적인 도덕적 가치는 훔친 것 (smuggled) 입니다. 만약 그들의 말대로 신이 없고 모든 도덕가치가 문화적으로 상대적인 것이라면, 인종과 성에 대하여 갖는 절대적 신념 역시 말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혜의 만찬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모든 좋은 가치들 - 의미, 만족, 자유, 정체성 그리고 희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리석음의 집에서와는 달리, 그것들은 몰래 훔친 것들이 아닙니다. 주님과의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넘쳐 흘러나온 것들입니다.   

현대의 상대주의는 모든 가치가 상대적이라고 여기는 사조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가치들, 예를 들면 인종차별이 없어야 한다거나 남녀가 평등하다는 가치들은, 상대적이 아니라 무조건적으로 옳다고 받아들여집니다. 팀 켈러 목사님은 이렇게 설명하십니다 - 만약 누군가 모든 가치들이 상대적이라는 신념 체계를 갖고 있다면, 당연히 옳다고 생각하는 공동선이나 공익과 같은 가치들 역시, 그것이 다른 가치들보다 우선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없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상대주의를 신봉하면서, 인류애를 절대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팀 켈러 목사님께서는 현대의 '상대주의적인 문화'가 잠언에서 이야기하는 의인화 된 '우매', 즉, 이 시대의 어리석음이라고 통찰하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가치관들 - 카톨릭이든 불교든 기독교든, 궁극에 이르면 다 똑같다든지, 모든 종교가 다른 모양이지만 결국은 같은 신을 향한다든지,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의 종교에 대해서 간섭하거나 강요할 수 없다는 생각들이, 팀 켈러 목사님의 표현을 빌자면, '훔친 집'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절대적인 신념으로 주장하는 '모든 인간이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나 '남녀평등'과 같은 가치들이, 잠언의 표현을 빌자면, "도적질한 물과 몰래 먹는 떡"입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모든 종교가 결국 같은 것이라고 증명할 수 있는 자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기독교의 유일신 개념이 현대의 상대주의적인 문화에서 너무 독단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종교가 결국은 똑같다는 생각 역시 하나의 독단적이고 종교적인 '신념'입니다.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가치들, 이를테면 어린아이들을 보호되고 교육받아야 한다거나, 가난한 자에게 부를 나누어 주어야 한다거나, 모든 인류는 평등하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가치들을 주장할 수 있는 권위는 없어집니다. 

신념의 문제에 있어서는 누구나, 어떠한 지점에 이르면 어쩔 수 없이, '믿음의 비약'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