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2019. 5. 19. 23:07ㆍ성경 공부 /일반
16년만에 나의 번호를 어떻게 아셨을까, 어느 겨울 밤 반갑던 전화..
따뜻한 봄에 만나자 했던 J언니가 한 달 전부터 정성스레 약속을 조율하였는데, 막상 하루 전 날 "몸 상태가 도저히 안 되겠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나의 마음이 무너졌다. 프로필 속 언니의 머리가 짧았기 때문에, 그리고 해쉬태그가 #치유기 였기 때문이었다. 부질없는 타이핑 - 아프신 것인지, 기도할 일이 있는 것인지. 언니는 문자를 읽고도 답할 힘이 없으시다.
안타까운 마음, 그러나 아무 말도 못 드리는 나는 이제야 비로소 언니의 프로필 사진들만 연도별로 훑어 보았다. 2019년 언니의 흰 머리. 2018년 짧게 자라나고 있는 머리와 가발. 2017년, 내가 기억하는 언니의 보다 젊은 모습. 지난 십여년, 나는 왜 그리 무심하였을까. 나는 왜 그리 바쁘고 냉정하였을까. 겨울이 추우니 봄에 만나자는 말을 왜 그리도 의심치 않았던가. 한 달 전 약속을 잡을 때, 왜 내가 언니에게 먼저 달려가겠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을까. 어리석었다는 후회가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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