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성경공부]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심으리라 6. 느헤미야 5장

2018. 4. 30. 15:19성경 공부 /영화와함께-2018

 


하루가 지나면 또 하루 늙어갈 뿐, 

가난한 노동자들의 삶. 

주머니 안에는 1주일만 버틸 돈. 

오늘도 뼈 빠지게 일하지 않으면 굶주릴 수밖에. 

- 공장 노동자들의 테마곡, At the End of the Day, 뮤지컬 Les Miserable 레미제라블 중에서 


1861년 6월 30일 아침 8시 30분, 원고를 끝낸 빅톨 위고 (Victor Hugo)가 서문에서 “지상에 무지와 빈곤이 존재하는 한, 이 책은 무익하지 않으리라”고 호언한 그대로, Les Miserable 레미제라블 소설로서의 인기도 물론이거니와 30여편이 넘는 영화와 브로드웨이의 장수뮤지컬로 재탄생되면서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의 말이 옳다면 여전히 무지와 빈곤이 이 세상에 만연하다는 뜻일 것입니다. 


이스라엘 성을 재건하던 유대인들에게 닥친 두 번째 시험은 빈곤 - 불공평한 부의 분배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때에 백성이 그 아내와 함께 부르짖어 그 형제 유다 사람을 원망하는데... 이제 우리 자녀를 종으로 파는도다... 우리의 밭과 포도원이 이미 남의 것이 되었으니 속량할 힘이 없도다. (느 5:1~5)” 


정한조 목사님께서는 이 부르짖음이 아내들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더욱 가슴 아프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경제활동을 담당했던 남성들이 아니라 여성들이 이렇게 나섰다는 것은, 정말 가혹한 현실이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살아볼만 하다고, 

사랑은 영원하다고, 

신은 자비로울 거라고 믿었지만, 

잔혹한 현실은 한밤중에 천둥소리를 내며 들이닥쳤다. 

- 판틴의 노래, Dreamed a Dream 중에서, 


그러한 현실에 대하여 느헤미야도 분노했습니다. 그러나 그 분을 발하지 않고 깊이 생각하며 중심에 계획한 후에 귀인과 민장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이방 사람들에게 팔려서 종이 된 유다인 동포를 애써 몸값을 치르고 데려왔소. 그런데 지금 당신들은 동포를 또 팔고 있소. (8절, 새번역)” 현실의 문제를 꿰뚫어 표현하는 그의 뛰어난 능력이 돋보이는 문장입니다. 놀랍게도 유대의 상류층은 느헤미야의 “이자 받기를 그치자”는 제안을 다른 소요나 유혈사태 없이 받아들였습니다.


기득권이 스스로 자기들의 부와 권력을 그저 내어준 일은 아마도 역사상 이 장면밖에 없을 것입니다.  레미제라블의 배경이 된 프랑스 혁명도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후반까지 거의 100년 동안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피의 대가를 치러야 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무혈의 개혁의 특별한 점은 무엇입니까? 아무리 느헤미야라는 걸출한 행정지도자가 있었다 해도, 그 혼자만의 업적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 전에 에스라라는 훌륭한 종교학자가 하나님의 율법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왔을 것이고 학개, 스가랴와 같은 선지자 그리고 스룹바벨과 같은 제사장의 역할도 컸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개혁의 성공을 개인의 업적에 돌리지 않고 하나님의 일로 여겨서 주를 찬양했다고 합니다. (13절) 그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기적이었습니다. 


그 기적을 현실에 이루기 위하여 행정가로서 모든 노고를 다 했던 느헤미야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18절). “또 내 상에는 유다 사람들과 민장들 일백 오십인이 있고... [매일] 소 하나와 살진 양 여섯을 준비하며 닭도 많이 준비하고 열흘에 한 번씩은 각종 포도주를 갖추었나니... 내가 총독의 녹을 요구하지 아니하였음은 백성의 부역이 중함이니라.” 


이 부분을 읽으며 저는 어쩔 수 없이 우리 구역장님들을 떠올립니다. 종일 아르바이트로 일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는 청년들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구역장님들이 언제나 박봉을 쪼개고 사비를 보태어 청년들을 챙겨주시는 모습을 봅니다. 이제 은퇴하여 저 먼 시골로 내려 가시면서도 교인들 앞에서 꿋꿋하신 우리 담임 목사님과 사모님 생각이 나는 것 또한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그러한 신앙의 지도자들이 주어졌다는 사실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느헤미야의 마지막 한 숨, “백성의 부역이 중함이니라...” 에서는, 넓은 들로 말씀이 듣고 싶어서 나아온, 목자 없는 양 같던 그 가난한 백성들을 바라보시며,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말아라. 오늘 고생 족하다”고 위로해주시는 우리 주님의 간절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내일 일을 제가 걱정하지 않으면, 누가 합니까..? 세상은 불의하고 경쟁은 치열합니다..!" 제 깊은 진심에서 터져나오는 부끄러운 외침에, 그 분은 "내가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만 같습니다. 느헤미야는 총독의 녹을 거절했을 뿐이지만, 그 분은 하늘 왕좌를 거절하시고 이 땅에 내려오셔서 모든 것을 다 내어주시되, 벌거벗기웠을 뿐 아니라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다 흘려 주셔서 그 왕좌의 부요함을 우리에게 넘겨주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복음을 믿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왕의 후사답게 아버지 나라의 일을 먼저 구하라 하시는데도 불구하고, 저는 오늘도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청약에 왜 그리 마음을 쏟았고 노후에 왜 그리 집착했었는지요. 물론 뱀처럼 지혜로울 것이며 한 달란트라도 땅에 파묻어두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맘몬에게도 비굴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예수의 피값을 치른, 이 하늘의 경제 개혁에 저도 동참하기를 소원하오니, 내 하나님이여, 이 연약한 자를 위하여 예수께서 행한 모든 일을 생각하시고 내게 은혜를 베푸시옵소서. (1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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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원본은 다음 링크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100church.org/home/board.php?board=cast&category=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