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성경공부 |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심으리라 14. 사무엘상 1장 12-28절

2018. 7. 15. 23:31성경 공부 /영화와함께-2018

뽀네뜨는 교통사고로 팔을 약간 다쳤을 뿐이지만, 엄마는 죽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린 네 살 꼬마입니다. 현실이 힘에 겨운 아빠는, 뽀네뜨에게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라고 말합니다. 뽀네뜨를 위로하고싶은 고모는, 하나님께서 언젠가 엄마를 부활시키실 거라고 말합니다. 사촌들은 죽은 아이를 부활시킨 비밀의 주문이 "달리다굼"이라고 말합니다. 

뽀네뜨는 즉시 실행에 들어갔습니다: 혼자 조용히 숲으로 들어갑니다. 손에는 엄마에게 줄 선물로 솔방울과 나뭇잎을 들고 있습니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결연하게 주문을 외칩니다, "달리다굼." 

이윽고... 아름다운 새소리, 시냇물 흐르는 소리, 그리고 뽀네뜨가 우는 소리. 세상은 여전히 너무나 아름다운데, 그 아름다운 숲 속에 뽀네뜨가 혼자 앉아서 울고 있습니다. 기도는 덧없었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

사무엘이 성전에 바쳐져서 엘리에게 나아갔던 나이도 4살 무렵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동안 젖을 물렸으며 한나가 수소 세 마리를 가져갔으니까 일 년에 한 마리씩 계산하면 얼추 아이가 만 세 네 살 정도 되었으리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성경 저자는 "아이가 어렸더라"는 말을 반복하는데, 정한조 목사님께서는 그 반복되는 구절에서 안타까운 한숨도 함께 읽으셨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단호했습니다. 아이에게 작은 세마포 에봇을 지어 입혀 보내면서, 더 이상 그는 나의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의 존귀한 자라고 공언합니다. (그러한 그녀에게 하나님께서는 다른 아들과 딸들을 더 해 주셨습니다.)  

만약 교황청이 마피아와 손잡고 마약밀매와 인신매매를 일삼는다면 그 세계는 얼마나 어둡고 절망적이겠습니까? 하물며 신정일치의 시대에서 엘리 제사장의 아들들이 바로 그렇게 타락한 공권력이자 절대권력이었습니다. 그러나 불임이었던 한 여인의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그 시대의 희망이 될 아들을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또한 그를 통하여 이스라엘의 영원한 왕 다윗이 기름 부음 받습니다. 한 명의 인물에 대한 고대 서사 문학 중에서 다윗의 이야기보다 더 길고 방대한 자료는 없습니다.  

그리고 유대 역사와 성경은, 그를 통하여 세상을 구원할 메시야가 올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다윗은 우리의 궁극적인 왕, 구원자 예수를 예표하는, 가장 뚜렷한 별이었습니다. 사무엘상은 그 하나님의 구원을 설명하기 위하여 다윗을 - 그 이전에 그를 세운 선지자를 - 그 이전에 그 선지자를 낳게 된 기도를 언급하면서 시작합니다. 네 살 꼬마가 엄마의 죽음을 이해할 수 없듯이, 하나님의 장대한 계획을 이해하기에는 우리의 연수가 너무 적고 우리의 차원이 너무 낮습니다. 우리 기도는 많은 경우 뽀네뜨의 "달리다굼"처럼 주문 같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옹알이 같은 기도를 듣고 계십니다. 그래서 사무엘상 1장은 절망의 시대와 절망의 여인의 기도로부터 그 위대한 서사를 시작합니다. 후일 이 성경을 읽는 사람들이 어떠한 절망의 시대를 살고 있더라도 우리 하나님께는 능치 못할 일이 없다는 믿음을 견지할 수 있도록 (눅1:37). 얼마나 짙은 어둠 가운데 있든지 상관 없이 그가 메시야를 바라보고 기도할 용기를 낼 수 있도록.  

PS. 자끄 드와이용 Jacques Doillon 감독의 1996년 영화, <뽀네뜨 Ponette>는 뽀네뜨 역할을 맡은 배우 빅또와르 티비솔 Victoire Thivisol 에게 최연소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선사한 작품입니다. 비평가들은 실제 4살 밖에 되지 않은 여배우가 표현한, 죽음과 이별의 연기에 대하여 경의를 표했습니다. 이 영화는 4살 꼬마가 죽은 엄마를 기다리는 절망적인 과정을 통해 "기도"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 말미에서 감독은 관객들에게 영화에서만 가능한 선물을 선사합니다. 엔딩은 인상적입니다. 뽀네뜨는 아빠를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를 돌아보며, 즉 관객들을 향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는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라고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