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정원 | 고구마

2016. 10. 25. 18:28글/엄마의 정원

엄마가 싹 튼 고구마를 물에 담가두신 지 며칠 되지 않아 사진처럼 무성해졌다. 엄마는 무엇이든 이렇게 키워내셨다: 우리 집이 아무리 어려운 시절을 지날 때도 엄마의 식탁은 언제나 마법처럼 풍요롭고 건강했으며 (그래서 사위를 단숨에 12kg이나 찌워내셨다), 엄마의 화단은 꽃들이 지지 않았고, 엄마 곁에는 늘 선물을 주고 받는 친구들이 끊이지 않는다. 심지어 생활비가 끊겨도 엄마의 지갑은 하나님께서 채워주셨다. 가끔 엄마는 아빠의 사업이 어려워 억울한 채근을 당하셨는데, 엄마의 눈물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은 다른 어느 때보다 신속했던 것 같다. 그래서 엄마에게는 조용하고 겸손하지만 확실한 "삶"에 대한 자신감과 "죽음"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그 분의 딸인 나로서는 엄청난 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