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좋은 빵집이 생겼다 - 블랑슈

2016. 10. 26. 13:32맛있는/까페연가

동네에 작은 빵집이 문을 열었다. 한 달을 두어도 상하지 않는, 참으로 기이한 대자본의 제과점들 사이에서 오롯이 "블랑슈" 라는 자기 이름를 걸고, 하얗고 순수하다는 뜻이란 설명까지 덧붙인 그 간판 아래.

반갑게 가게에 들어섰을 때 마침 내가 하고픈 말을 하고있는 아기아빠를 보았다, "(점원에게 활짝 웃으며) 우리 동네에 좋은 빵집이 생기길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왠지 천진해보였던 그 젊은 아빠 곁에서 서너살 되어보이는 어린 아들은 먹어보라고 잘라둔 빵조각들로 배를 채우느라 정신 없었다. 어른인 나 역시 얌전하지만 신속하게 그 샘플들로 허기를 달래었는데, 모든 빵들이 건강하고 맛있었다. 파운드 케이크는 계란을 많이 써서 묵직했고, 초콜렛 빵도 좋은 카카오의 향기가 났다. 재료를 아끼지 않아 풍성한 맛을 뽐내는 빵들 사이에서 아주 오랫동안 고심하던 나는 결국 무화과 노아레잔과 쌀로 만든 바게뜨를 골라서 집에 돌아왔다. (위의 사진) 신기하게도 이 집 빵을 먹으면 나의 아토피성 간지러움이 재발하지 않았고, 나의 즐거움 리스트에는 용돈을 아껴 이 집에 가는 일이 추가되었다. 

동네에 작지만 알 찬 빵집 하나가 생겼을 뿐인데 행복지수가 확 올라간다. 나도 어떤 작은 일이든 알차게 해내어 사람들과 하나님께 작은 기쁨 드릴 수 있기를. 

(작은 빵집 응원하기"도 참조해주세요: http://hungrysoul.tistory.com/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