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좋은 빵집이 생겼다 - 작은 빵집 응원하기

2017. 11. 2. 17:28맛있는/까페연가

위로가 필요한 아침, 작은 사치 애플파이 

"매일 아침 밀어서 직접 만듭니다" 라는 문구 아래의 가격이 바로 옆 가게인 파리크라상이나 뚜레쥬르와 별반 다름 없다는 사실에 불끈하여, 나는 오늘 아침 식사로 작은 사치를 부리기로 했다. 대자본의 호위를 받아 공장에서 대량 구매한 재료를 똑같은 매뉴얼로 구워 팔면서, 인테리어와 패키지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하여 마치 유럽의 어느 나라 작은 골목길을 지키는 빠띠시에가 만든 듯 행복한 착각을 파는 그런 빵집에 비하여, (물론 그 파랗고 초록빛의 행복한 아우라도 나는 좋지만...) 내가 알뜰히 아끼는 우리 동네 빵집 블랑슈는 전문 제빵사들이 손수 재료를 고르고 반죽한 빵들을 새벽마다 구워 파는데, 아아... 가격이 대량공장생산된 빵과 비슷할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래서, 응원하고 싶어졌다, 우리 동네 좋은 빵집을 - 얇게 밀어 켜켜이 버터향으로 촉촉하고 바삭한 질감을, 아낌 없이 풍성하여 묵직한 사과소를, 계란물로 반지르르하게 윤기있고 노릇한 빵껍질을, 이 향기롭고, 사치스럽고, 참을 수 없이 싸고, 소중한 아침의 행복을. 

(처음 이 빵집이 생겼을 때의 반가움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주세요 :-) : http://hungrysoul.tistory.com/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