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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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4) 20170326 아담과 이브
Johann Wenzel Peter, Adam and Eve at the Garden of Paradise 웬젤 피터는 동물을 잘 그리는 화가였습니다. 바티칸 박물관에 있는 그의 그림, 에는 그의 특기가 잘 발휘되어 각종 동물과 식물이 가득합니다. 화가는 아마도 창조된 모든 세상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커텐이 열리듯, 그림 왼편 짙은 나무 그림자를 지나면, 하나님께서 가장 먼저 창조하신 '빛'이 찬란한 세상을 드러냅니다: 궁창과 구름, 평야, 물 그리고 산맥까지. 물을 표현하는 것도 잔잔한 호수와 굽이쳐 흐르는 강, 그리고 폭포에 이르도록, 우리 주님께서는 세상을 그렇게 다양하고 아름답게 창조하셨다고, 화가는 찬양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대항해시대의 신고전주의 화가답게, 동식물들 역시 여..
2017.03.27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3) 20170319 마리아와 요셉
수태고지, Fra Angelico, 1438~1450, Fresco 중세시대 수태고지를 주제로 한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안젤리코의 프레스코화는, 이 사건에 대하여 당시 사람들의 전형적인 이해를 보여줍니다. 천사는 공손하게 손을 모으고, 한 쪽 무릎을 꿇어 마치 기사가 귀부인에게 예를 갖추듯, 마리아에게 임신 소식을 알리고 있으며, 마리아 역시 겸손하게 손을 모으고 그의 경배에 맞절하고 있습니다. 이 신비로운 순간에 걸맞게 천사와 마리아의 머리에는 할로가 그려져있으며, 이탈리아다운 건물과 배경은 선원근법의 정석이고, 천사와 마리아의 표정은 평온하고 우아합니다. 프레스코화가 주는 색채의 고상함도 그 분위기에 한 몫 합니다. 그러나 성경이 묘사하는 실제는 다릅니다. 현실에서의 성모 마리아는 십대 미혼모였고,..
2017.03.20 -
희귀암. 수선화.
희귀암 말기. 어머니를 간호하는 친구는 날로 초췌하여 가지만, 그의 두 어린 딸은 이 수선화처럼, 봄처럼, 병원 복도에서도 환하게 빛났다. 꽃을 좋아하시던, 내 친구의 어머니께 위로가 될까 하여 들고 간 수선화였지만, 내규 상 병실로 가져가지 못하여 어쩔 수 없이 우리 집 창가에 잠시 머물게 되었는데, 밤 사이 이렇게 꽃망울이 터졌다. 외롭고 고된 전투를 치르는, 친구의 어머니 손을 잡고, 부풀어오른 배를 잡고, 눈물 흘리며 기도해주던 남편이 정말 고마웠다. 어머니 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는 길, 연약하고 덧 없는 우리 모두가 결국 마주하게 될 그 죽음의 순간에도, 주님 - 친구 나자로의 무덤 앞에서 포효하시던, 십자가 위에서 죽음과 싸우셨던, 나의 주님께서 함께 해 주실 것을 믿어서, 나는 병색 완..
2017.03.20 -
구역성경공부 |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2) 20170312 베드로
카라바지오 Caravaggio의 (1960),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Metropolitan Museum of Art에 있습니다. 이재철 목사님의 2017 구역성경공부 두 번째 시간의 교안 4번, “예수님께서 ‘함께 가자’고 부탁하셨던 제자들의 그 이후 행적”에 참고할 수 있는 그림입니다. 이탈리아의 화가 카라바지오 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29 September 1571 – 18 July 1610)는 렘브란트보다 먼저 캔버스에서 빛을 그렸던 화가입니다. 전기가 없던 당시 실내의 조명은 촛불이나 등불에 의지해야만 했고, 화가들은 그 희미한 빛이 만들어내는 드라마틱한 반사와 그림자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 화가들은 밤에도 마치 대낮처럼 음영의 ..
2017.03.13 -
NY NY | 뉴욕에서 만난 사람들 - Tom and Pip
톰은 바클레이 은행의 중역이었고, 네 명의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였다. 매 주 수요일 아침 7시, 나는 엄청난 출근 인파를 뚫고 그랜드센트럴 앞 작은 카페에 가서 톰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가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입양한 네 명의 한국 아이들 때문이었다. 십 년 후, 온 가족이 한국을 여행할 계획인데, 그 때 한국어로 음식을 주문할 것이라는 야심을 갖고 있었다.톰과 그 아내 핍은 신실한 카톨릭 신자였고, 늦은 결혼을 하자마자 입양을 택했다. 처음엔 한 명이었지만, 그 아이가 외로울까봐 한 명을 더 입양하고, 또 딸이 있었으면 좋겠어서 한 명을 더 입양하고... 그러다가 네 명이나 입양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핍은 유엔을 그만 두고 육아에 전념하였다.우리는 카푸치노와 크로와상으로 아침을..
2017.03.07 -
결혼 | 아이
약의 힘이 놀랍다. 언제나 임신을 염두에 두어 무릎 통증에 대한 진통소염제를 억제했는데, 지난 수요일 밤, 20분 동안 같은 자세로 서 있었더니 제대로 걸을 수 없을 만큼 통증이 왔다. 마침 다음 목요일 오전에 대학병원 정기 검진이 있었고 임신도 확실히 아닌지라, 무릎에서 물을 뽑고 비스테로이드 성 소염제 주사를 맞은 후 처방해 주시는 약을 이틀 먹었다. 그래서, 지금 무릎의 상태는 최근 수 개월 간 가장 좋다. 사실 나는 결혼한 지 한 달도 안 되었을 때, 불임클리닉을 찾아갔었다. 결혼 예식을 앞 두고는, 아이를 갖게 될 경우를 대비하여, 먹는 약과 음식을 주의하기 시작한 터였다. 바르는 화장품과 비누, 샴푸의 성분도 꼼꼼히 따졌고, 직장을 그만 둔 후엔 미세먼지 많은 날은 아예 밖에 나가지도 않았다...
2017.03.04 -
번역 | Gracias A La Vida 살아있음에 감사를
살아있음에 감사를 - 나는 너무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신은 나에게 두 개의 별을 주셔서, 눈을 뜰 때마다 검은색과 흰색을 완벽히 구별하게 하셨습니다. 저 높은 하늘 뒤에 가득한 별 빛들을 구분하게 하셨고, 수많은 군중 가운데에서도 내 사랑하는 사람을 발견하게 하셨습니다. 살아있음에 감사를 - 나는 너무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신은 나에게 들을 수 있는 귀를 주셨습니다. 그 모든 숨 소리와 낮과 밤이 지나가는 소리들, 크리켓 소리, 카나리아, 망치, 터빈 돌아가는 소리, 벽돌이 깨지는 소리, 폭풍우, 그리고 부드러운, 내 사랑하는 이의 목소리를 듣게 하셨습니다. 살아있음에 감사를 - 나는 너무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신은 나에게 소리와 언어를 주셨으므로, 나는 사고하며 선언합니다. 어머니, 형제, 친구 그리고..
2017.03.03 -
NY NY | 뉴욕에서 만난 사람들 - 구역모임
Photo by Ben Duchac, https://unsplash.com/collections/30630/nyc?photo=96DW4Pow3qI 어떠한 장소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은,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내가 다니던 교회의 구역 모임은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기업 전문 변호사, 뉴욕필하모닉의 트롬보니스트와 하피스트, 전직 의사이자 작곡가, 동유럽에서 온 건축가, 회계사, 디자이너 등등. 한국에서는 20대 청년들이 모이는 공동체만 경험했던 나에게 청년부터 노년 그것도 다양한 인종과 직업에 걸쳐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그 모임은 특별했다. 처음 구역 모임에 들어가기로 결심했을 때, 얼마나 망설였던지. 언어적으로도, 문화적로도 (극동아..
2017.02.23 -
영화 | 러브레터 - 이와이 슈운지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송이들은 언뜻 보기엔 똑 같은 모습, 똑 같은 하얀 색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결정 하나 하나가 마치 정교하게 만든 공예품처럼 아름답다. 기적 같은 아름다움- 눈이 내린다는 것은 기적이 하늘에서 쏟아진다는 뜻이다. 영화 의 첫 장면은 하얀 눈밭에서 카메라가 점점 공중으로 멀어지면서 주인공이 산을 내려가는 장면을 줌 아웃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개미처럼 작아지는 여주인공처럼, 그리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작은 눈송이들처럼, 인간 개개인은 미미하고 보잘 것 없으며 참을 수 없이 가볍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그 분의 소중한 작품, 존귀하고 특별한 존재이다.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는 인간 존재의 연약함과 익명성, 집단 속에서- 혹은 유전되는 혈통 속에서 이해되는 개인, 그리고 命名 한다는 것과 존재..
2017.02.22 -
NY NY | 거리에서 재즈가 들리면
https://unsplash.com/photos/T-G9PVLOfOY한 여름 밤, 맨해튼의 어퍼 웨스트 사이드 Upper West Side를 걸어 집으로 돌아가던 길, 우연히 우리 교회 음악 감독이셨던 Jonathan Gilley씨와 키가 한 줌도 안 되는 그의 어린 아들이 한 카페 앞에 미동도 없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카페에서는 라이브 재즈가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콘트라베이스가 마지막 음을 울릴 때까지, 꼬마는 숨 죽여 연주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 음의 진동이 사라지자, 아이는 고개를 들어 아빠를 바라보았다. 아빠도 아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렇게 둘은 서로에게 미소를 지어주더니 다시 길을 걸어갔다. 어린이집에서 곰세마리를 들어야 할 것 같은 어린 꼬마가, 길거리에서 재즈에 반하여 발걸음을 멈추는 장..
2017.02.22